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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그네 발걸음 따라 떠나는 남도 삼백리 밀익는 마을에 '목월빵집'이 있다네

글쓴이 : 우리밀본부 날짜 : 2019-02-21 (목) 15:24 조회 : 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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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구례는 인구 3만 명이 안 되는 작은 농촌이다.

하지만 우리밀과 관련해서 구례는 굉장히 의미있는 곳이다.

 91년에 지어진 우리밀 전용 제분공장이 있고, 2천톤 이상 우리밀을 생산한다.

구례의 특산물에 우리밀이 들어 있고, 읍의 마트에서 우리밀 밀가루를 살 수 있다.

대도시에서 찾아보기 쉽지 않은 우리밀 칼국수 집이 세 군데나 있고, 우리밀빵집도 있다.

우리밀 투어를 하루에 다 끝내기에 벅찬 곳이다.

 

정월대보름이자 우수인 219일.

서울은 출근길 대설주의보가 내렸고 구례에는 비가 왔던 그날, 

오후가 좀 지나면 빵이 다 팔려 못 사는 경우가 종종 있다는 우리밀 목월빵집을 찾아갔다.

오후 2시가 조금 넘었는데 빵이 다 팔리고 없었다. 그래서 장종근 대표와 얘기만 나눴다.

 

-하루에 밀가루는 얼마나 쓰는지?

지금은 13포쯤 쓴다. 빵 만드는 곳이 좁다. 여기서는 3포가 한계인 것 같다. 택배도 보내준다. 빵만들고 택배보내고 바쁘다. 대부분 외부 손님이다. 1일 손님은 평일은 최대 80, 주말은 그보다 많다.”

 

-우리밀빵을 하게 된 사연은?

우리집은 빵하는 집안이 맞다. 작은집이 빵집을 했다. 그런 것을 보고 자라서 빵집이 싫었다. 요리를 좋아했다. 요리 학원 다니는 중에 옆반 빵클래스를 듣게 됐다. 오븐에서 빵이 구워지는 것을 봤다. 빵이 부푸는 것이 신기하고 재밌었다. 요리보다 재밌었다. 요리는 가미되는 재료에 의해 맛이 좌우된다. 맛이 상상된다. 빵은 상상이 안됐다. 발효에 따라 맛이 달라지고, 구워져 나와야지 맛을 알 수 있었다. 결론이 뻔하지 않아서 좋았다. 해볼만하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구례가 고향이다. 구례의 마트에 가면 우리밀이 쉽게 보였다. 전국적으로 우리밀로 빵을 하는 곳이 많지도 않았다. 우리밀빵으로 차별화 전략을 쓰자고 생각했다. 직접 농사지어서 내 빵을 만들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가게 문을 연 그해 가을에 바로 호밀과 흑밀을 심었다. 백밀과 앉은뱅이밀은 이미 오랜 경험을 가진 곳에서 제품이 잘 나오고 있으니 그 분들을 존중하는 맘으로 사다 쓴다. 호밀, 흑밀은 수급과 가격이 불안정해서 아버지께 농사를 부탁했다.“

 

-빵은 몇가지나 만드는지,전체가 다 천연발효종인지?

처음에는 100% 천연발효종으로 빵을 만들었다. 지금은 70-80%가 천연발효종빵이고 나머지는 0.1-1%사이로 이스트를 넣는 빵이 있다. 무엇으로 만들었는지 손님에게 알린다. 선택은 손님의 몫이라고 본다. 빵은 30가지 정도 된다. 천연발효종이 들어가는 빵은 23-24가지, 6-7가지가 이스트가 들어간다. 천연발효종과 이스트는 분리해서 사용한다.

반죽은 밀 종류마다 다르게 한다. 반죽 종류만 12-13가지이고 거기서 빵을 30가지 만든다. 우리밀의 맛의 특징을 살려야한다고 생각해서 그렇다. 앉은뱅이밀,흑밀 호밀의 맛이 다르다. 이 특징을 살릴 수 있는 반죽이 다르다. 천연발효종, 또는 이스트에 중종을 섞어서 쓴다. 천연발효종에는 폴리쉬반죽을 더 섞는다. 소화에 도움을 주고 풍미도 좋기 때문이다.

 

-반죽을 이렇게 많이 하는 이유? 천연발효종과 이스트, 중종에 대해 좀더 얘기해준다면?

빵만 먹으면 밀의 차이에 따라 빵의 맛이 다른 걸 알 수 있다. 충전물 때문에 맛의 구별이 없어지는 것이다. 밀은 종류별로 풍미가 다르다. 섞으면 풍미가 없어진다. 구별해서 하면 흑밀,호밀의 향이 반죽에 살아있다. 반죽은 원래 달라야한다.

이스트에 중종을 섞는 것은 반죽 힘의 차이 때문이다. 이스트는 발효는 잘된다. 하지만 반죽이 쉽게 끊어진다. 중종을 섞으면 더 힘이 생긴다. 그리고 이스트만 넣으면 쫄깃한 맛이 떨어진다. 상온에서 빨리 마른다. 중종을 섞으면 노화가 느려진다. 여러 가지 실험을 해보면서 결과적으로 지금 방식을 택했다.

중종은 한번 발효된 반죽이다. 천연발효종만 쓰면 발효시간이 길어지고 처지고 산미가 강해진다. 발효가 많이 되면 졸깃하지 않다. 끊어진다. 판매하기에는 실패라고 생각한다. 보완재가 중종이다. 빵맛의 차이가 있다. 식감이 더 쫄깃하다. 발효도 더 잘 돼서 기공이 불규칙적으로 다양하게 나고 칼집도 잘 벌어진다.

 

-버터,설탕,계란, 우유는 빵에 들어가는지?

우유는 안쓴 다. 계란은 처음에는 청계를 키워서 시나몬에 넣었는데 그 알을 수거하기가 힘들었다. 온 산을 돌아다니면서 알을 찾아야 됐다. 아버지께 너무 죄송해서 이제 계란은 안 쓴다.버터와 설탕이 일부 제품에 들어간다. 버터는 페슈추리에 들어간다. 두유가 들어가는 것도 있다. 짭쪼름빵에는 두유가 들어간다. 식사빵에는 다 안 들어간다.

 

-어떻게 이 곳에서 빵이 꾸준히 팔리고 방송에까지 나오게 됐는지?

처음 구례 내려올 때 욕심을 다 버렸다. 당장 돈을 벌겠다는 생각은 안했다. 월세 내고 공과금 내고 이 정도만 감당하면 되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부담이 적었다. 빵에 집중했다. 운 좋게도 개인 블러거들이 들러서 먹어보고 소개해주고 홍보가 자연스럽게 됐다. 입소문을 탔다. 순천,남원에서 주로 왔다. 여기 분위기가 좋았던 것 같다. 빵집이 없을 것 같은 곳에 빵이, 천연발효종빵이 있다는 신비함에 홍보가 빨리됐다고 본다. 혼자서 다 하려니 체력이 힘들었다. 3개월째 되니 20일은 문 열고 10일은 쉬고. 그러다 동생이 내려와서 판매를 전담했다.

방송은 처음에 구례여행프로그램에 나왔다. 소문이 한참 잘 나고 있을 때 생활의 달인에 나오게 됐다. 생활의 달인 프로그램은 난 달인도 아니고 연출하는 것도 부담스러워서 2번 거절했더니 그냥 내려왔다. 그래서 내가 달인도 아니고 특별한 방법도 없다, 그런거 싫다, 자신없다 하면서 몇시간 실랑이하다가 단호박 삶는 방식에 변화를 좀 주는 정도로 얘기하고 방송을 찍게 됐다. 방송이 잘됐다. 얼마뒤 한국인의밥상에서 연락이 왔다. 밥상위의 빵이 주제였다. 최불암씨가 가게에 왔다. 빵을 좋아한다고 했다. 기대와 우려를 많이 했는데 굉장히 좋아했다. 빵을 싸드렸다. 쉴틈이 없어 체력적으로 힘들다.


- 이쯤에서 장종근 대표는 전공이 독일어학이고  늦게까지 무엇을하며 살아야하는가 고민 했다는 얘기를 나눴다. 가치있는 일을 하며 살고 싶어서 처음에 배운 것이 요리였다고 한다.맛있는 요리를 해서 누군가를 기쁘게 해주는 것이 가치있는 일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다 빵을 만들게 된 것이다. 약속한 시간이 금세 지나가 버렸다.

 

-우리밀의 발전을 위해 바라는 점이 있다면?

각 지역에 소형제분소를 만들었으면 좋겠다. 농가밀 사용은 소형제분소가 없으면 확대불가능하다. 농가별로 밀가루의 특성에 따른 세분화된 제분이 되면 우리밀 보급 확산에 기여할 것이라 본다.

지역의 특색있는 밀로 가야한다. 지금은 전국이 다 섞여있다. 소형제분소의 밀가루라고 해서 제빵성의 문제는 없다. 충분히 먹을수 있고 반죽방법에 약간 변화를 주니 다 빵이 됐다. 소형제분소는 우리밀 다양성을 담보하는 방법이다

각 지역의 토양에 맞는 우리밀 품종을 보급해야한다. 지금은 전국이 다 똑같다. 정책적으로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후 계획이 있으시다면?

“3월 중순경 좀 더 넓은 곳으로 이전을 위해 준비 중에 있다. 그쪽으로 옮기면 좀더 큰 제분기를 구입하려한다. 올해 독일에 나가서 제분 관련한 것을 좀 관찰하고 소규모로 적용할 시설이 있는지 보려고 한다. 소형제분소를 만들어서 내가 쓰는 밀을 직접 제분하고 싶다.

어린이 체험학습도 계획한다. 밀의 생산부터 제분, 제빵까지 모두 보고 자라면 좋다고 본다. 그것을 준비하고 있다.

큰틀에서 보면 내 역할은 미미하지만 내가 우리밀 빵을 맛있게 만들어서 잘 팔면 우리밀 소비에 도움될것이라 본다. 그래서 사람들에게 우리밀을 최대한 알리려한다. 손님에게 우리밀을 설명하고 홍보물을 만들어서 사람들에게 나눠준다. 지금은 손님이 많아서 그게 잘 안돼서 아쉽다. 여기로 오면 차라도 한잔 마시고 서로 얘기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목월빵집3월 중 새로운 곳(구례읍 서시천로 85)으로 이전 예정이다.

지난밤 급성 신장결석으로 응급실에 갔다가 막 돌아왔는데도 긴 시간 우리밀 얘기에 시간을 내주신 장종근 대표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구례 산수유 피고, 개나리, 진달래, 벚꽃이 피었다 지기 전에 목월빵집에서 차한잔 마실 수 있길 고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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