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안양시 호계동에 있는 ‘우리밀레헴’은 작년 8월 문을 열었다. 반년 조금 넘은 지금, ‘우리밀레헴’은 알고 찾아오는 사람들이 점점 늘고 있다. 빵을 좋아하는데 빵만 먹으면 몸이 가렵거나 소화불량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은 물론이고, 빵을 한끼 식사로 대신하는 사람들까지 점점 ‘우리밀레헴’으로 몰려오고 있다.
‘우리밀레헴’은 우유,버터,계란,흰설탕을 전혀 쓰지 않는다. 또한 마가린이나 화학첨가물도 일체 안 넣는다. 하지만 그 정도는 ‘우리밀레헴’의 빵에서 크게 놀랄 일이 아닐지 모른다. 그럼 무엇이 더 있을까?
‘우리밀레헴’은 밀가루를 다양하게 쓴다. 진주 금곡정미소에서 가져온 무농약앉은뱅이밀과 밀기울,천안밀과 통밀쌀, 구례 통밀가루.그리고 우렁이총각 흑밀까지. 다양한 건 밀가루만이 아니다. 온갖 잡곡과 견과류에 구하기 어렵다는 국내산 유기농호밀까지 준비돼 있다.
‘우리밀레헴’에는 작은 제분기가 있다. 1분에 100g정도 곱게 제분된다. 그 제분기로 앉은뱅이밀 1.5kg씩을 매일 제분해서 통밀빵에 섞는다. 그 중 ‘치유의빵’은 제분한 앉은뱅이밀에 밀기울, 천연발효종, 천일염을 넣어 만든 빵이다. 조성수 대표가 가장 추천하는, ‘레헴’에서만 맛볼 수 있는 완벽한 통밀빵이다. 통곡물을 직접 제분했으니 밀기울이 모두 들어있는 밀가루임이 분명한데도 ‘치유의빵’에 밀기울을 따로 넣을 만큼 ‘레헴’의 조성수 대표는 통곡물의 영양과 소화능력에 대한 신념이 크다. 그 신념은 음식에 민감한 조성수 대표의 경험에서 나온 것이 크다 한다. 현재는 ‘치유의빵’만 전체 통곡물로 만들고 있지만 점점 종류를 늘려 나중엔 모든 빵을 그렇게 만들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통곡물 섭취에 대한 이런 신념에서 ‘우리밀레헴’은 모든 빵에 밀기울을 넣는다. 영양과 소화를 위해 ‘우리밀레헴’에서 모든 빵에 다 넣는 재료는 밀기울 외에 네 가지가 더 있다.
먼저 탕종법으로 만든 반죽이다. 조성수 대표의 탕종법 반죽은 찹쌀가루 10%, 밀가루 90%에 그 양의 두배만큼 뜨거운 물을 부어 비트반죽기에 넣고 1분 미만으로 돌린 뒤 온도가 65도 이하로 내려가지 않은 상태로 냉장고에 넣어 24시간 이상 숙성시켜 만든다. 48시간 숙성시키면 더 좋다고 한다. 탕종법으로 숙성시킨 반죽을 섞으면 촉촉하고 부드러움도 뛰어나지만 소화가 무척 잘되는 빵이 된다. 탕종 반죽을 섞는 것은 ‘우리밀레헴’ 빵의 원칙이라 깜빡 잊고 만들어놓지 않았던 날엔 빵을 만들지 못해 진열대가 썰렁하기도 했단다.
천안에서 공급받는 이분도 통밀쌀도 직접 제분해서 20% 가량을 모든 빵에 넣는다. 통밀쌀을 제분한 것은 앉은뱅이밀을 제분한 것과 또 다른 색과 맛을 내기 때문에 빠뜨리지 않고 사용한다.
‘우리밀레헴’은 이 모든 빵의 반죽에 특별한 물을 사용한다. 가공하지 않는 크리스탈원석을 우려낸 물이다. 누가 먹어도 목 넘김이 부드러웠던 그 물로 모든 빵 반죽을 하는 것은 만드는 사람의 정성이 먹는 사람에게도 전달된다는 확신 때문이다. 먹는 사람에 대한 사랑과 정성을 담아 반죽을 하면 크리스탈 원석의 긍정적인 파장이 그대로 먹는 이의 몸과 마음에 전달된다고 믿기에 반죽할 때면 늘 사랑한다는 말을 한단다. 음식을 만드는 사람의 그런 마음은 어쩌면 당연한 것인데도 ‘우리밀레헴’ 조성수 대표의 그 정성은 참 보기 드문 일로 여겨졌다.
그리고 모든 빵에 비율만 다를 뿐 천연발효종이 들어간다. 비교적 적게 들어가는 빵은 식빵 20%, 단과자20%, 치아바타 30%이다. 천연발효종은 앉은뱅이밀과 물에 약간의 꿀을 섞어 만들어 꼬박 2일을 숙성시킨다. 천연발효종빵이 좋은 신맛을 가지려면 밀가루 300g에 발효종50g의 비율이라 한다. 외국에 비해 밀가루 양이 조금 더 많은 것은 우리나라 사람이 선호하는 상큼함 때문이다. 직접 제분한 앉은뱅이밀만 쓰는 ‘치유의빵’외 다른 통밀빵은 앉은뱅이밀 제분 통밀과 구례통밀가루, 밀기울, 천연발효종, 천일염을 넣어 만든다.
아직 20대 후반인 ‘우리밀레헴’ 조성수 대표는 어떻게 해서 무첨가물, 밀기울, 우리밀, 천연발효종처럼 빵 만드는 사람들이 까다롭다고 얘기하는 모든 조건을 일부러 찾아가는 그런 빵을 만들게 됐을까?
그날 조성수 대표에게 들었던 사연은 아주 간단했지만 더 자세히는 개인 블러그에 잘 나와 있었다
하지만 빵을 너무 좋아했다. 그래서 먹을 수 있는 빵을 직접 만들기 시작했다. 방법은 홈베이커리였다. 이스트를 뺐고, 천연발효종빵을 만들었다. 천연발효종 이상은 없을까?에 대한 고민이 직접 제분한 통곡물빵을 만드는 것으로 번져갔다. 빵을 좋아하지만 빵을 먹으면 고생하는 사람들의 고민과 요구를 조성수 대표는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그러니 ‘우리밀레헴’은 얼마나 반갑고 귀한 곳이겠는가!
‘레헴’은 히브리어로 ‘빵’이다. ‘우리밀레헴’은 언젠가 이루고 싶은 소망을 갖고 있다. 한적한 교외에 터를 잡고 정직하고 믿음직한 빵을 만들면서 일요일에는 마을 사람들과 함께 ‘레헴’에서 예배를 드리고 싶다는 소망이다.
돈에 이끌리지 않고 욕심 없이 정직하고 건강한 마음으로 빵을 굽길 소망하는 ‘우리밀레헴’ 조성수 대표가 마음을 담아 늘 낭송하는 성경구절을 소개한다.
“욕심이 잉태한 즉 죄를 낳고 죄가 장성한 즉 사망을 낳느니라.(야고보서 1장 15절)